◆멈춘 심장이 다시 뛰다
웜 바디스는 어쩌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좀비시대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평소 좀비를 떠올리게 되면 보기 힘든 흉측한 외모와,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뇌, 그리고 더이상 사람이라고 이야기 할 수 없는 멈춘심장 등 입니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곧 심장이 멈추고, 사고마저 정지되며 피냄새와 큰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물어뜯는 공격성을 갖춘 좀비를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면 징그러운 호러물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웜 바디스를 지필한 아이작 마리온 작가는 좀비를 다른 시선으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가 다시 생각을하게 되고 심장이 뛰는 의식이있는 존재가 되었을 경우를 생각하며 글을 썼다고 합니다. 점점 자신이 사람이었을 때의 감정과 기억이 돌아오는 R의 시선으로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좀비의 사랑
사람을 보면 공격을 하는 다른 좀비와는 달리 R는 살아있는 사람을 물기위한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물어서 배를 채우는 행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냥을 진행합니다. 좀비 사태에 버려진 낡은 비행기를 아지트 삼아 살아갑니다. 어렴풋한 의식을 가지고 행동을 하고, 사고를 하며 다른 좀비들과도 짧게나마 의사소통까지 합니다. 좀비사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좀비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군부대를 형성합니다. 군부대 수장의 딸인 줄리도 좀비들을 해치우기 위해 남자친구와 열심히 몸을 움직입니다. 결국 줄리의 남자친구는 좀비떼의 습격을 견디지 못합니다. 굶주린 R은 어쩌다보니 줄리 남자친구의 뇌를 먹게 되었습니다. 좀비들은 뇌를 먹은 사람의 감정과 기억들을 공유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남자친구의 뇌를 통해 감정과 기억을 공유받은 R은 줄리를 보자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가까워지는 좀비에게 겁을 먹은 줄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R은 자신의 아지트인 비행기로 데려오게 됩니다. R은 줄리에게 살아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면 다른 좀비들의 눈에 띄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는 좀비처럼 행동하라고 알려줍니다. 그렇게 좀비들의 공격에서 안전하게 생활 할 수 있게 된 줄리는 대화가 가능한 R을 신기하며 저녁에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안전하기만 했다면 좀비들의 소굴이 아니겠죠. 좀비들도 피라미드 형식처럼 계급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해 뼈만 남게된 보니들은 더 강력한 공격성을 지녔습니다. 보니에게 정체를 들켜 위험에 빠진 줄리와 R을 동료 좀비들이 도와주게 됩니다. 알고보니 R을 제외한 다른 좀비들도 점차 의식을 되찾아 가고 있었던 것 입니다. 불안감에 휩싸인 줄리는 R 몰래 아지트에서 도망쳐 나와 아빠가 있는 군부대로 합류합니다. 줄리를 잃은 상실감에 빠진 R을 동료좀비들이 위로해줍니다. R은 좀비들이 점점 의식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줄리와 군부대에게 알려야겠다는 판단을 합니다. 목숨을 걸고 찾아간 R이 혹시라도 군인들에게 들킬까봐 줄리는 R을 일반 사람처럼 보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R과 줄리는 좀비사태를 끝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두 사람의 노력 끝에 좀비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영화를 직접 관람하시고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관람평
2013년도에 개봉한 웜 바디스는 현재까지 상영했던 좀비영화와는 다른 장르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좀비 로맨스라는 신박한 주제가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어 낸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징그럽고 말이 안된다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8.54라는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입니다. 이 신선한 주제를 다룬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다양한 평가를 남겼습니다. "좀비도 사랑을 하는데 나는 왜 못할까", "좀비가 이렇게 잘생겨도 되는건가", "좀비를 가지고 이런 시나리오를 쓰다니 대단하다","좀비영화가 훈훈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사랑으로 좀비를 치유하는게 신기하다.","배우들이 너무 잘생기고 예뻐서 눈호강 할 수 있다","주제가 너무 신선해서 재미있었다", "좀비영화로 힐링하게 될 줄은 몰랐다" 등 유쾌하고 재치있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환상을 동화같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접해왔던 좀비물들은 다 호러였지만 이것은 동화로 분류해도 될만큼 따뜻한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좀비도 살아있는 사람과 소통을 하면서 자신의 감각을 다시 일깨우는 것처럼 사람들도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면서 조금 더 나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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